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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산문예특집] 『청춘예찬』 오영미 시인을 만나다

연령대를 초월한 ‘청춘’의 의미

기사입력 2020.06.03 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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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BC서산방송은 2, 일곱 번째 시집 청춘예찬을 발간한 오영미 시인을 만나 인터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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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 인터뷰에서 오영미 시인은 시집의 제목인 청춘예찬이 가지는 의미를 설명하고 넓은 의미의 청춘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진솔하게 전했다.

     

    한편 오영미 시인은 한국문인협회 서산지부장을 역임했으며, 한국시인협회, 충남문인협회, 충남시인협회, 한남문인회, 시와정신회, 소금꽃시문학동인에서 활동하고 있다.

     

    충남문학상 작품상, 한남문인상 젊은작가상 등을 수상했고, 충남문화재단 문예창작기금 수혜를 받았다.

     

    오영미 시인이 전하고자 한 청춘예찬의 의미는 아래의 인터뷰 전문을 통해 확인해 볼 수 있다.

     

    [인터뷰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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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Q1. 시인이 되기까지의 과정이 궁금하다. 재능을 발견한 계기와 시적 역량을 키울 수 있었던 배경에 대해 말해준다면?

     

    A. 어려서부터 작가가 되겠다는 생각을 하진 않았다. 다만 학교 다닐 때 교내 백일장이나 국어시간에 글을 잘 쓴다는 칭찬을 듣고 용기를 얻기는 했다. 그런데 살다보면 누구나 시련이 있고 힘든 시기가 있는데 나는 결혼과 함께 육아를 하면서 내가 원했던 삶이 아닐 때 나에 대한 실망, 자책 또는 상처 이런 것들을 내가 어떻게 치유할 수가 없었다. 그 때 사회에서 글을 쓰는 기회들이 많이 생겼다. ‘KBS 코리아넷이라고 KBS 방송사에서 운영하는 인터넷에서 하는 내 고장 소식이 있었는데, 거기 응모해서 리포터로 활동하게 됐다. 그때는 장문의 글을 써서 우리 고장에 대한 홍보 역할을 했고 글쓰기를 시작했다. 그 글의 독자들이 해외까지 참 많았다. 그 독자들의 조회수를 보면서 힘을 얻었다.

     

    이후 최주현 선생님이 나를 발굴하셔서 시를 써보라고 한 것이 계기가 되어 등단을 했고 문학 활동을 했다. 처음 등단을 하고나서 문학 활동을 하니까 더 힘들었다. 안하고, 모르고, 내가 하고 싶은 문학에 대한 막연한 기대와 상상을 했다가 막상 등단을 하고나니 부담스럽고 오히려 글이 더 안 써졌다. 그래서 중단을 하고 사이버 대학 문예창작학과 학사코스를 밟아 졸업한 후 또 가정과 육아에 몰입하면서 일반적인 문학 생활하다가 2015년도에 김완하 교수님께서 행사 참석하셨다가 나를 보고 또 발굴을 했다. 그래서 대학원에 입학을 하게 됐다. 그때 석사과정을 밟았고 그때부터 문학이라는 것이 무엇인지 막연하게 깨우침을 갖게 된 것 같다. 본격적으로 지금 제가 7번째 시집이지만 2015년에서부터 지금까지 낸 게 5권이니까 일 년에 한권이상 씩을 낸 거다. 그만큼 내가 창작에 대한 열의, 에너지, 열정이 샘솟듯이 솟아올랐다.

     

    Q2. 이번 시집 제목은 왜 청춘예찬인가?

     

    A. 서산지역에는 문학관이라든지 문화재단이라든지 이 문화예술계통의 돌파구가 될 만한 기초가 부족했다. 어릴 때 학교 교과서에 민태원 선생의 청춘예찬중수필이 실려서 국어선생님이 전문을 암기시켰던 기억이 있다. 서산에 살면서 그 분이 서산지역의 유명한 작가였던 것을 알고 깜짝 놀랐다. 그런데 서산시민들도 모르는 사람이 많다. 이번 기회에 이렇게 열정적으로 시를 쓰면서 우리 고장에 있는 민태원 선생의 청춘예찬을 기리는 역할을 해야 되겠다는 생각을 들었다. 수필이 짧아지면 시가 된다. 문학은 다 일맥상통하는 것이기 때문에 청춘예찬을 제목으로 삼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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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Q3. 수많은 청춘들은 청춘이 아름답다는 걸 모르고 지나가고는 한다. 이 시대를 살아가는 청춘들에게 한마디 남긴다면?

     

    A. 나도 청춘을 겪었고, 자녀를 통해서 청춘을 봤다. 기성세대들의 청춘도 있을 것이고. 그러면서 우리가 삶을 살아가지 않나. 청춘은 젊다고만 청춘은 아닌 것 같다. 중년의 청춘도 있고, 노년의 청춘도 있고 더 나아가 시적으로 표현하자면 죽어서 영혼의 청춘도 분명히 존재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생각을 가지고 이런 시집을 펴냈다.

     

    이번 질문은 2030 젊은 세대를 향한 질문이기 때문에 그들의 청춘은 21세기에 다양하고 거칠 것이 없고, 꾸밈이 없다. 지금 내가 가지지 못한 것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부러운 마음도 있다.

     

    이번 시집을 계기로 하고 싶은 말은 카르페디엠(carpe diem)’이라는 말이다. 영화 죽은 시인의 사회를 감명 깊게 봤는데 거기서 키팅 선생님께서 이미 먼저 간 학생들을 바라보면서 지금 있는 청춘들에게 카르페디엠이라고 외친다. ‘지금 현재를 즐기라는 거다. 지금 우리 사회는 취업 걱정하랴 결혼도 해야 되고 돈도 벌어야 되고 이어가는 삶이 있기 때문에 그런 것들을 제대로 누리고 있는가, 사회조건 환경이 그렇게 만들어주고 있는가. 그런 의문이 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청춘들이 좀 발랄하게 꾸밈없이 이만큼 세상이 좋아졌으니까 그것에 대해서 즐기면서 뭔가 성과도 내고 보람도 느끼는 삶을 살았으면 한다. 그래서 현재를 차곡차곡 즐기다보면 그것이 쌓이면 그게 긍정적인 에너지가 되지 않겠나? 비관하거나 상처를 입거나 이런 것에 침잠해버리면 길이 반듯이 가다가도 굴곡지고 굴곡지고해서 오솔길이 되지 않을까 걱정이 되는 부분이 있다. 그래서 힘을 내라고 하고 싶다. 적어도 서산지역의 청년들은 우리 민태원 선생님이 서산 출신이라는 것을 항상 기억하고 자긍심을 갖고 청춘 불살라야 하지 않겠는가. 이 뜨거운 열기를 긍정적인 에너지로 승화시켜서 좋은 기운을 많이 가졌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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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Q4. 이번 청춘예찬시집에서 연령대별(청년층, 중년충, 노년층) 독자들에게 각각 추천하고 싶은 시가 있다면?

     

    A. 아까도 말했듯이 청춘이라는 게 단지 20, 30대만을 일컫는 게 아니라 현대사회는 60대까지가 청춘이라고 하더라. 노년을 넘어 죽어서까지도 청춘이 살아있다고 생각을 하는 거다.

     

    청년층에게는 통화하고 난 후라는 작품을 추천하고 싶다. 이 시는 지금 나에게 우물은 우울이다. 그와 통화한 후 모든 우울이 우물로 변했다이렇게 시작이 된다. 우물과 우울은 지금 청년들이 가진 마음을 끄집어냈다. 청년들이 항상 즐겁고 푸른 새싹처럼 청초하고 발랄해야하는데 그렇지 않은 게 사실이기 때문에 그것을 끄집어내고 어떤 우울의 상징을 우물에 가둬둔 물로 형상화했다. 기회의 불평등과 그로 인한 상대적 박탈감, 이런 것과 관련해서 직접 경험한 것이기도 하다. 20대 청년층에게 말하고 싶은 건 통화하고 난 후이 시 마지막 부분에 나는 우물에 갇힌 물이라는 말이 있다. 우물은 두레박으로 물을 푸고는 하지 않나. 내 눈물이 다 녹아서 쌓여있는 우물인데 나는 그걸 푸고 싶은데 자꾸 쑤셔 박게 만드는 심정이 담겨 있다.

     

    장년층에게 추천하고 싶은 시는 이라는 작품이다. 끙끙대는 일 수 도 있고, ‘하고 참는 것일 수도 있고 여러 가지가 있다. 중년쯤 되면 청년기에서 넘어와 결혼생활하고 가정을 꾸리고 육아와 가정을 돌보면서 또는 가장으로서 일을 하면서 내가 왜 이러고 살지하는 때가 있다. 그럼 수시로 막 흔들리고는 한다. 하루에도 12번씩 이혼하고 싶고, 이혼 막상 하고. 청춘도 만났다 헤어지고 싶고 내 뜻대로 안 되는 심리를 사실적으로 표현했다. 중년이 사실은 가장 위험하고 그때 흔들리는 것이 방치되면 나쁜 결과로 남게 되고 그것을 견뎠을 때 아름다운 노년이 펼쳐지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든다. 중년의 사실적인 누구나 쉽게 받아들일 수 있고, 이해할 수 있는 그런 작품으로 꼽아봤다.

     

    노년층 독자에게는 낙화라는 작품을 추천하고 싶다. 대부분 청춘하면 몽글몽글 피어나는 꽃을 상상하고 그 꽃을 피우려고만 한다. 떨어질 것 염려하진 않는다. 그 청춘들이 노년에 와서는 푸른 잎 피워서 꽃을 맺어 열매 맺고 결국은 땅으로 떨어져 가는 그런 결과를 얻게 된다.

     

    봄에 서산중앙호수공원을 도는데 꽃이 나무 밑에 낭자하게 다 떨어져있는 걸 봤다. 떨어져 있는 꽃들이 금방 시들지 않고 살아서 땅에서 몸부림치는 것 같았다. 땅에서도 한 번 더 불사르고 말라 죽어가는 거다. 지고난 뒤에 땅 속으로 들어가 뿌리까지 꽃이 양분으로 닿는다고 생각해 꽃이 뿌리에서도 핀다고 표현했다. 자연적으로 사람은 누구나 태어나고 죽는다. 죽는다는 것은 또 다른 무언가를 우리 생명으로 인해 피어나게 한다는 의미도 있다. 그런 맥락에서 낙화라는 작품을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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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Q5. 마지막으로 독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은?

     

    A. 독자들이 이 시집을 읽고 어느 한 곳에 치우치지 말고 다양하게 해석하고 느끼면서 삶에 위안을 받았으면 좋겠다. 삶이 이미 고착화되어서 어느 곳에 머물러있다는 건 착각이다. 계속 시간과 삶은 흘러가고. 흘러가는 것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면서 누구에게나 희노애락, 생사고락이 오는 것인데, 그것을 나한테만 주어진 것처럼 좌절하지 말고 비관하지 말고 희망을 갖고 살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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