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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nt clor='blue' size='4'>[칼럼] 서산의 자존심을 지키자 </font><fo…

개표를 불과 사흘 앞둔 지금 6·13선거는 몇 가지 특징을 보이고 있다.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전통적으로 많이 써먹던 안보문제를 둘러싼 이념논쟁이 사라졌다. ‘종북’ ‘좌익’ ‘빨갱이’라는 프레임은 매선거마다 등장하는 단골메뉴였다.

기사입력 2018.06.11 0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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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기원(신성대학교 사회복지과 교수)

     

    개표를 불과 사흘 앞둔 지금 6·13선거는 몇 가지 특징을 보이고 있다.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전통적으로 많이 써먹던 안보문제를 둘러싼 이념논쟁이 사라졌다. ‘종북’ ‘좌익’ ‘빨갱이라는 프레임은 매선거마다 등장하는 단골메뉴였다.

     

    그런데 이번 선거에서는 이런 메뉴가 통하지 않았다. 결정적인 공신은 문재인대통령과 김정은국무위원장 그리고 트럼프대통령이다. 문대통령과 김위원장이 국민들의 예상을 뛰어넘어 판문점에서 두 차례 남북정상회담을 하였고 김위원장과 트럼프대통령이 싱가포르에서 612일 북미정상회담을 예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본인과 상관없는 연좌제라는 주홍글씨가 6·25사변이 일어난 지 육십 여년이라는 세월이 흐르는 동안 우리 정치사를 어둡게 만들었다. 아니 친일정치세력과 군부독재세력들이 자기들의 이익을 추구하기 위해 이 프레임을 반복적으로 활용하였다. 마치 본인들이 안보의 첨병인양 행세했지만 정작 본인이나 그 자식들은 황당한 이유로 군대를 면제받았다. 양두구육의 전형이다.

     

    이번 선거의 또 다른 특징은 지역주의가 어느 정도 해소될 것 같다는 기대이다. 그동안 영남과 호남지역의 경우 깃발만 꽂으면 됐지 선거는 치루지 않아도 됐다. 이러다보니 당내에서 공천을 받기 위한 경쟁이 치열하였지 막상 본선은 싱거운 게임이 대부분이었다. 오히려 공천에서 떨어진 무소속후보와 지역정당후보간의 싸움이 볼만하였다.

     

    하지만 이러한 양상도 이번 선거에서는 변화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여론조사결과를 보면 부산과 경남 그리고 울산에서 더불어민주당후보가 자유한국당후보를 앞서고 있고 대구에서도 접전을 벌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과연 이러한 여론조사가 그대로 재현될지 흥미롭기만 하다. 다만 아쉬운 것은 이러한 한쪽으로의 쏠림현상이 가져올 또 다른 폐해와 그것이 우리사회에 어떤 변화를 가져다 줄 것인가라는 우려 때문이다. 새가 좌우의 날개로 날아가듯이 사회도 견제와 비판을 통해서 발전해가는 것이 동서고금의 진리이다.

     

    하지만 선거 막바지에 이른 지금 우려되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특히 서산지역의 경우 선거쟁점을 둘러싸고 이견이 있고 선두경쟁에 대한 욕심이 치열하다 보니 흑색선전을 유포하는 등 이전투구의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사실 유권자입장에서 누가 시장이 될 것인가는 흥미로운 관심사항이다. 하지만 서산 시민들은 선거판이 개들이 뒹구는 진흙탕으로 변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더구나 서산지역은 시장선출과 관련하여 몇 차례 보궐선거를 치러서 전국적으로 오명이 있는 지역이 아닌가. 시장후보들은 당장 네거티브를 중단하고 선거운동원들에게도 본인을 욕되게 하는 행태를 그만둘 것을 강력하게 주문하여야 한다. 그런 부정적인 행태를 보여서는 당선되기도 어렵겠지만 당선되어도 검경수사를 통해 재선거로 갈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한편 선거판이 과열되다 보니 결국 돈 선거에 대한 우려도 생겨났다. 어린 시절 보았던 막걸리선거’ ‘고무신선거의 어지러웠던 현장이 차 때기 정당이라는 형태로 진화(?)하였다가 이제 어떤 형태로 나타날 것인가. 돈으로 당선된 자 돈으로 망해야 하는데 현실은 그렇지 않다는데 문제가 있다. 사실 유권자 입장에서 무심코 돈을 받았지만 막상 투표장에 가면 돈 준 후보가 생각나서 그 후보를 외면하기도 힘들 것이다. 돈의 약효는 바로 이 지점에 있다.

     

    인지상정이라는 인간의 본성을 이용하여 돈지상정으로 둔갑시킨다. 이러다보니 선거판에는 돈 있는 사람들만 나서게 되고 어렵게 땅 팔고 건물 팔아서 선거를 치룬 사람은 당선되면 본전을 뽑기 위해 이권과 청탁에 눈이 멀게 된다. 이런 점에서 돈(money)선거는 돈(crazy) 선거이다. 유권자들이 나서서 돈쓰는 선거를 선거가 아닌(don’t) 선거로 만들어야 한다.

     

    선거를 축제의 장으로 만들고 민주주의가 꽃을 피우기 위해서는 누구보다도 유권자들이 나서야 한다. 유권자들의 올바른 판단이 시정을 혁신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낸다. 사실 후보들은 당선에 눈이 멀었기 때문에 올바른 판단을 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특히 권력의 단맛을 본 경우에는 예외가 없다. 측근들은 후보보다 더하면 더했지 결코 덜하지 않다. 후보가 당선되면 자리를 보장받거나 이권을 챙길 인사들은 목숨을 걸고 사력을 다한다. 하지만 이들의 맹목적인 충성심이 결국 후보를 사지로 몰아넣기도 한다. 자업자득이다.

     

    사흘 후 서산시장으로 당선된 인사는 상대후보에게 위로를 보내고 선거과정에서 도와준 지지자들에게는 보은을 베풀겠다는 약속보다는 시민만 보고 공명정대하게 일을 하겠다는 약속을 하여야 한다. 또한 선거과정에서 나타난 각종현안을 면밀하게 분석해서 시민들을 위한 대안을 마련하여야 한다. 이와 함께 상대후보의 공약 중에서도 타당성이 있는 것은 동의를 구한 후 시정에 반영하여야 한다.

     

    시장에 당선됐다는 것은 그 사람의 모든 주장이 옳다는 것을 증명한 것이 아니라 선거기간에 나타난 현안들을 4년 동안 잘 풀어나가라는 사명을 시민들이 준 것이기 때문이다. 서산의 자존심은 그렇게 할 때 지켜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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